학교
2017. 10. 6. 11:40ㆍ사진과 글, 글과 사진/사물과 자아
초등학교는 놀이터였다.
방학에는 심심함의 일상이었고 어서 개학하기만을 기다렸다. 개학을 하면 친구들이 가득했고 함께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있었다.
중학교는 싸움터였다.
학기가 시작되자마자 기싸움. 지지 않으려고 잡아먹히지 않기위해. 때로는 주먹다짐으로 때로는 분위기로 그렇게 남자들 사이에서는 암묵적인 서열이 생겨났다. 하지만 그속에서 우정이 싹트기도 했다.
고등학교는 감옥이었다.
가두어진 시간속에, 지나가야할 수능이라는 관문이 있었다. 친구들은 그 마지막의 시간에 이르러서는 경쟁자가 되어야 했다. 차츰 다가오는 그 날은 너무 큰 짐이었다. 하지만 그속에서도 축구든 농구든 락이든 힙합이든 만화든 그림이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각자의 취미를 찾아내었다. 그리고 같은 취미를 공유하면서 우정이 돈독해졌다.
그리고 대학교는 빚이었다.
학생이지만 일을 해야했다.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다. 먹고 입고 자는 모든 것은 돈이들어간다는 것을 그제서야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공부를 하지만 일을 해야 했다. 공부를 하는데에도 돈이 들어갔다. 그렇게 돈의 무게는 큰 것이었다. 모든 것을 결정할 권리와 자유가 있었지만 돈은 그것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듯 공부를 하면서 일을 했지만 빚이 생겼다.
그렇게 우리들의 학생 신분은 아스라히 사라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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